간단하게 해야지
TL;DR
22년은 정말 다사다난.
작년은 정말 열심히 산 것 같다. 정신적으로 단련이 많이 되었던 작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큼직큼직한 일들만 정리 해보려고 한다.
Work) 즐거웠고 힘들었던 전화연동개발
3월부터 전화연동프로젝트에 합류하여 OBT(12월)까지 개발에 참여하였다. 프로젝트에서 나의 역할은 백엔드에 한정하지만, 매우매우 다양했다. 그것 때문인지 거기에서 장점과 단점을 많이 경험했고 많은 재미와 많은 고초를 겪었었다.
전화연동서버는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PoC를 위해 한창개발중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맡은 역할은 Main API 의 핵심 도메인 모델링을 맡았고, 이는 Main API 서버의 도메인 지식과 프로젝트의 플로우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간단한 초석 설계 후 전화연동서버의 메인 서버인 미디어 서버(이하 SFU 서버라고 부름.) 개발을 했다. 처음 본 Golang 코드, WebRTC, SFU Server, SIP Protocol, gRPC(protobuffer) 그리고 gstreamer 등등 너무 생소하고 이름만 들어도 웅장한 작업들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의 사수이자 셀/프로젝트 리더인 "맥스" 의 훌륭한 가르침과 리딩실력으로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따라갈 수 있었다.
매일 오전에 출근하여 새벽 1~2시까지 셀분들과 껌딱지 처럼 붙어서 개발한지 5달이 지나고 PoC가 나올 수 있었다. 도중에 프로젝트를 다시 설계해야하고 뒤집어지는 사건들도 있었지만 그간 열심히 작업했던 것들과 맥스의 멋진 리더십으로 금방 일어나서 열심히 작업할 수 있었다. 9월 성공적으로 Production 서버까지 hotfix 없이 배포를 하였고 수많은 고객사들이 전화연동 기능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기대치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여기서 내가 했던 작업이 다양했는데, 앞서 말한 Main API 모델링, gstreamer를 이용한 음성코덱 합성, STT/TTS pipeline 설계 및 계발, protobuffer와 gRPC 을 사용하여 서버간 통신, AWS SQS와 Lambda를 사용한 비동기처리, WebRTC DataChannel 를 이용한 기능 개발(Audio Level체크) 등 테스크를 맡았다.
적절한 시기까지 개발하기 위해 빠른 작업이 필요했고 다양한 기능들을 개발해야했기 때문에 품질높은 개발을 하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들이 있다. 다양한 기능들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었지만 각 기능들의 핵심 기능들에 대해 알지 못한 것이고 여기서 불안함과 많은 무기력함을 느꼈다. 다른 동료들은 핵심 기능에 대해 RnR 을 책임지고 개발하고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모습과 나를 스스로 비교를 많이했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한 모습들(자신감 없는 모습들)이 전사피드백에서 많이 나타났지만, 동료들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나에게 힘이되었고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불안했던 그 상황들이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해주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한 배경(front -> backend)이 일치하는 것 같아 뭔가 묘한감정이 든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이연님의 제네럴리스트에 대해 다룬 영상이 많은 힘이 되었다.
개발 당시 밤늦게까지 고생하고 녹초처럼 퇴근하지만 매일 웃으면서 작업하게해준 동료분들과 리더인 맥스에게 소중한 경험을 해주어 감사하고 지금까지도 열심히 작업하고 계신 동료분들께 응원의 메세지를 보냅니다.
Life) 8월의 폭우 그리고 침수 (feat. 계약을 잘하자)
한창 전화연동개발을 할 때 저녁 9시쯤 집주인께서 연락오셨다.
집주인: "안녕하세요~ 혹시 집 괜찮으신가요?"
그 날 상황이 강남에도 비가 엄청 많이왔었고 회사 앞 맨홀뚜껑도 날라가는 일도 있었다. 그 전화를 받고나서 엄청 싸늘해졌다. 설마?
집주인: "얼른 집 들어가보셔야할 것 같아요. 보시고 상황이 안좋으면 다시 연락부탁드릴게요."
솔직히 실감은 안났다. 그냥 벽지가 샜겠지. 벽지갈면 얼말까? 정도의 생각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고있었다. 지하철역을 나오고 집가는길은 아주 흙탕물로된 낙동강처럼 그냥 강이었다. 어찌저찌 맨발로 집에 도착했다. 집은 1층이지만 거의 반지하다. 4월에 반지하로 계약할 생각은 없었지만 중간층에 자리가 나면 나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말에 '잠시 살지 뭐'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계약을 했고 현재까지도 방이 안빠지는 상황이다. 아무튼, 복도에 들어섰는데 각 방마다 문이 열려있고 바닥은 아주 물바다였다. 하지만 내 집은 닫혀있었고 물이 안들어갔겠구나라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 방문을 여는 순간 물이 좔좔... 🙁
그 순간 뇌에서 감정이라는 회로는 서킷브레이크처럼 차단되었고 이성적으로 모든일을 진행했다. 일단 챙길거 다 챙기고 올릴건 다 올리고 집주인에게 연락하고, 친구에게 신세를 지겠다고 연락하고 리더인 맥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연차3일을 박았다. 옆 동네에 사는 친구집에 도착하고 닭강정과 소주를 먹고나서 그제서야 감정선이 돌아왔고 한숨만 나왔다. (울진않음. 정말.)
다음부터 모든 계약서는 최대한 꼼꼼히 그리고 일어날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학습하고 대조하고 천천히 고민할 시간과 함께 작성해야할 것을 아주아주 비싸게 배운 것 같다.
하반기에 지쳐버릴대로 지쳐버렸지만 헬스 PT와 여자친구와 배우는 테니스 등을 통해 체력을 길러준 탓에 고난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체력도 없었다면 우울 그 자체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 운동을 통해 안좋은 생각들을 잊을 수 있게 되었고 점점 몸도 실력도 좋아지면서 기분도 좋아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도 주짓수를 배우고 있고 회사에서는 미라클 모닝의 약한 버전인 "Early Bird" 라는 모임에 가입하여 매일 출근시간 보다 일찍 도착하여 개인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22년 나 자신 고생했고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잘 버텨준 것 같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응원해준 여자친구를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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